[헌법] 교정시설의 1인당 수용면적이 지나치게 협소하면 수형자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것일까?
이번 시간에는 교정시설(교도소, 구치소)에 수용중인 수형자에 대해서 그 수용중인 거실에 많은 인원이 수용되어 있는 경우 그것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단순히 범죄를 저지를 범법자라는 이미지 때문에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낮게 평가할 수 있어서 교정시설에 수용된 수형자까지도 우리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해 주어야 할까 라는 의구심이 들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판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13헌마142(헌법재판소 16.12.29)
【판시사항】
1. 이미 종료된 권력적 사실행위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청구에 대하여,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이 소멸하였음에도 예외적으로 심판의 이익이 있음을 인정한 사례
2.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서 비롯하는 국가형벌권 행사의 한계
3. 구치소 내 과밀수용행위가 수형자인 청구인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지 여부(적극)
【결정요지】
1. 청구인은 형기만료로 이미 석방되었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가 인용되더라도 청구인의 권리구제는 불가능한 상태이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교정시설 내 과밀수용행위는 계속 반복될 우려가 있고, 수형자들에 대한 기본적 처우에 관한 중요한 문제로서 그에 대한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이 있으므로 예외적으로 심판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
2. 헌법 제10조에서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국가가 형벌권을 행사함에 있어 사람을 국가행위의 단순한 객체로 취급하거나 비인간적이고 잔혹한 형벌을 부과하는 것을 금지하고, 행형(行刑)에 있어 인간 생존의 기본조건이 박탈된 시설에 사람을 수용하는 것을 금지한다. 구금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는 수형자의 기본권에 대한 제한이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국가는 어떠한 경우에도 수형자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할 수 없다.
3. 수형자가 인간 생존의 기본조건이 박탈된 교정시설에 수용되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당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1인당 수용면적뿐만 아니라 수형자 수와 수용거실 현황 등 수용시설 전반의 운영 실태와 수용기간, 국가 예산의 문제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교정시설의 1인당 수용면적이 수형자의 인간으로서의 기본 욕구에 따른 생활조차 어렵게 할 만큼 지나치게 협소하다면, 이는 그 자체로 국가형벌권 행사의 한계를 넘어 수형자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성인 남성인 청구인이 이 사건 방실에 수용된 기간 동안 1인당 실제 개인사용가능면적은, 2일 16시간 동안에는 1.06㎡, 6일 5시간 동안에는 1.27㎡였다. 이러한 1인당 수용면적은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평균 신장인 사람이 팔다리를 마음껏 뻗기 어렵고,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 할 정도로 매우 협소한 것이다. 그렇다면 청구인이 이 사건 방실에 수용된 기간, 접견 및 운동으로 이 사건 방실 밖에서 보낸 시간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보더라도, 청구인은 이 사건 방실에서 신체적·정신적 건강이 악화되거나 인격체로서의 기본 활동에 필요한 조건을 박탈당하는 등 극심한 고통을 경험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청구인이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과밀한 공간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수용행위는 청구인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
재판관 박한철,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조용호의 보충의견
불가침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천명한 헌법 제10조, 수형자의 기본적 처우 보장을 위한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법무시설 기준규칙’, ‘수용구분 및 이송·기록 등에 관한 지침’, 관련 국제규범, 외국의 판례 등에 비추어 볼 때, 국가는 수형자가 수용생활 중에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킬 수 있도록 교정시설 내에 수형자 1인당 적어도 2.58㎡ 이상의 수용면적을 확보하여야 한다. 다만, 교정시설 확충과 관련된 현실적 어려움을 참작하여, 상당한 기간(늦어도 5년 내지 7년) 내에 이러한 기준을 충족하도록 개선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28호로 전부개정 된것) 제1조 (목적) 이 법은 수형자의 교정교화와 건전한 사회복귀를 도모하고, 수용자의 처우와 권리 및 교정시설의 운영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28호로 전부개정 된 것) 제4조 (인권의 존중) 이 법을 집행하는 때에 수용자의 인권은 최대한으로 존중되어야 한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28호로 전부개정 된 것) 제6조 (교정시설의 규모 및 설비) ① 생략
② 교정시설의 거실·작업장·접견실이나 그 밖의 수용생활을 위한 설비는 그 목적과 기능에 맞도록 설치되어야 한다. 특히, 거실은 수용자가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적정한 수준의 공간과 채광·통풍·난방을 위한 시설이 갖추어져야 한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28호로 전부개정 된 것) 제14조 (독거수용) 수용자는 독거수용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으면 혼거수용할 수 있다.
1. 독거실 부족 등 시설여건이 충분하지 아니한 때
2. 수용자의 생명 또는 신체의 보호, 정서적 안정을 위하여 필요한 때
3. 수형자의 교화 또는 건전한 사회복귀를 위하여 필요한 때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28호로 전부개정 된 것) 제15조 (수용거실 지정) 소장은 수용자의 거실을 지정하는 경우에는 죄명·형기·죄질·성격·범죄전력·나이·경력 및 수용생활 태도, 그 밖에 수용자의 개인적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28호로 전부개정 된 것) 55조 (수형자 처우의 원칙) 수형자에 대하여는 교육·교화프로그램, 작업, 직업훈련 등을 통하여 교정교화를 도모하고 사회생활에 적응하는 능력을 함양하도록 처우하여야 한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2008. 12. 11. 법률 제9136호로 개정된 것) 제13조 (분리수용) ① 생략
② 제12조에 따라 수형자와 미결수용자, 19세 이상의 수형자와 19세 미만의 수형자를 같은 교정시설에 수용하는 경우에는 서로 분리하여 수용한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2008. 10. 29. 대통령령 제21095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8조 (혼거수용 인원의 기준) 혼거수용 인원은 3명 이상으로 한다. 다만, 요양이나 그 밖의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2008. 10. 29. 대통령령 제21095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9조 (혼거수용의 제한) 소장은 노역장 유치명령을 받은 수형자와 징역형·금고형 또는 구류형을 선고받아 형이 확정된 수형자를 혼거수용해서는 아니 된다. 다만, 징역형·금고형 또는 구류형의 집행을 마친 다음에 계속해서 노역장 유치명령을 집행하거나 그 밖에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참조판례】
1. 헌재 2001. 7. 19. 2000헌마546, 판례집 13-2, 103
【당 사 자】
청 구 인 강○준대리인 변호사 설현천
피청구인 ○○구치소장
【주 문】
피청구인이 청구인을 2012. 12. 8. 16:00경부터 2012. 12. 18. 13:00경까지 ○○구치소 13동 하층 14실에 수용한 행위는 청구인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 것으로 위헌임을 확인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업무방해죄 등으로 기소되어 2012. 4. 10. 벌금 70만 원 및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5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동안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는 판결을 선고받았고(서울서부지방법원 2011노1134), 그 판결은 2012. 6. 8. 상고기각 결정으로 확정되었다(대법원 2012도4785).
나. 청구인은 위 벌금의 납입을 거부하여 노역장 유치명령에 따라 2012. 12. 8. 16:00경부터 2012. 12. 18. 13:00경까지 ○○구치소 13동 하층 14실(면적 8.96㎡, 정원 6명, 이하 ‘이 사건 방실’이라 한다)에 수용되었고, 2012. 12. 18. 13:00경부터 2012. 12. 20. 00:00경까지 ○○구치소 내 사회복귀방에 수용되었다가 형기만료로 석방되었다.
다. 청구인은 2013. 3. 7. 피청구인이 청구인을 2012. 12. 8. 16:00경부터 2012. 12. 18. 13:00경까지 이 사건 방실에 수용한 행위가 청구인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인격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피청구인이 2012. 12. 8. 16:00경부터 2012. 12. 18. 13:00경까지 청구인을 이 사건 방실에 수용한 행위(이하 ‘이 사건 수용행위’라 한다)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고, 관련조항의 내용은 [별지 1] 기재와 같다.
3. 청구인의 주장
이 사건 수용행위는 ‘법무시설 기준규칙’이나 ‘수용구분 및 이송·기록 등에 관한 지침’에도 위반하는 과밀수용으로, 범죄 감염을 조장하고 수용자 간 폭행 등 교정사고를 초래할 우려가 있으며 수형자의 교정교화와 건전한 사회복귀를 저해한다. 청구인은 이 사건 수용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방실에서 발을 뻗고 자기도 어려울 정도로 불편함을 겪었고 이는 청구인이 수인할 수 있는 한계를 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수용행위는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인격권 및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한 것이다.
4.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수용행위는 피청구인이 우월적 지위에서 청구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행한 권력적 사실행위로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 행사에 해당한다.
나. 다만, 청구인은 2012. 12. 20. 이미 노역장 유치집행을 마치고 석방되었으므로 이 사건 수용행위의 위헌확인에 따른 청구인의 권리구제는 불가능한 상태이어서 주관적 권리보호의 이익은 소멸되었다. 그러나 헌법소원제도는 개인의 주관적인 권리구제뿐만 아니라 헌법질서를 보장하는 기능도 갖고 있으므로, 헌법소원이 주관적 권리구제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러한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거나 당해 분쟁의 해결이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헌법적으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는 경우에는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 청구인의 주장과 같은 교정시설 내 과밀수용행위는 앞으로도 반복될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수형자들에 대한 기본적 처우와 관련된 중요한 문제로서 그에 대한 헌법적 해명이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중요한 의미를 가지므로, 예외적으로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헌재 2001. 7. 19. 2000헌마546 참조).
5.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제한되는 기본권
이 사건 수용행위로 인하여 헌법 제10조에 의하여 보장되는 청구인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침해되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청구인은 이 사건 수용행위로 인하여 행복추구권, 인격권 및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침해받았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위 기본권들의 침해를 다투는 청구인의 주장은 모두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침해를 다투는 청구인의 주장에 포섭될 수 있으므로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서 비롯하는 국가형벌권 행사의 한계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제10조에서 규정한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헌법이념의 핵심으로, 국가는 헌법에 규정된 개별적 기본권을 비롯하여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자유와 권리까지도 이를 보장하여야 하며, 이를 통하여 개별 국민이 가지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확보하여야 한다는 헌법의 기본원리를 선언한 것이다. 따라서 자유와 권리의 보장은 1차적으로 헌법상 개별적 기본권규정을 매개로 이루어지지만, 기본권 제한에 있어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거나 기본권 형성에 있어서 최소한의 필요한 보장조차 규정하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한다면 헌법 제10조에서 규정한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위반된다(헌재 2000. 6. 1. 98헌마216 참조).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모든 인간을 그 자체로서 목적으로 존중할 것을 요구하고, 인간을 다른 목적을 위한 단순한 수단으로 취급하는 것을 허용하지 아니하는바, 이는 특히 국가의 형벌권 행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국가의 형벌권 행사는 공동체의 질서를 유지함으로써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대상이 되는 피의자·피고인·수형자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위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국가가 형벌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피의자·피고인·수형자를 다른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존엄과 가치를 가지는 인간으로 대우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므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국가가 형벌권을 행사함에 있어 사람을 국가행위의 단순한 객체로 취급하거나 비인간적이고 잔혹한 형벌을 부과하는 것을 금지하고, 행형(行刑)에 있어 인간 생존의 기본조건이 박탈된 시설에 사람을 수용하는 것을 금지한다. 특히 수형자의 경우 형벌의 집행을 위하여 교정시설에 격리된 채 강제적인 공동생활을 하게 되는바, 그 과정에서 구금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는 수형자의 기본권에 대한 제한이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국가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서 비롯되는 위와 같은 국가형벌권 행사의 한계를 준수하여야 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수형자가 인간으로서 가지는 존엄과 가치를 훼손할 수 없다.
다. 과밀수용의 문제점
오늘날 교정의 궁극적인 목적은 범죄자로 하여금 법을 준수하게 하고 일반시민으로 사회에 복귀하게 하는 재사회화(再社會化)에 있는바, 이 때 재사회화는 수형자가 출소 후에 범행하지 않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적극적 의미를 담고 있다. 수용자의 처우와 권리 및 교정시설의 운영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이하 ‘형집행법’이라 한다)도 그 제정목적이 수형자의 교정교화와 건전한 사회복귀 도모에 있음을 밝히는 한편(제1조), 수형자 처우의 원칙으로 교육·교화프로그램, 작업, 직업훈련 등을 통하여 수형자의 교정교화를 도모하며, 수형자가 사회생활에 적응하는 능력을 함양하도록 처우하여야 한다는 점을 규정함으로써(제55조), 교정의 최종 목적이 수형자의 재사회화에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재사회화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에 알맞는 적절한 환경과 조건을 갖출 것이 요구된다. 그런데 교정시설의 수용면적, 관리인원의 수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적정한 수를 초과하는 수용인원이 교정시설에 수용되는 이른바 ‘과밀수용’의 경우, 교정시설의 위생상태가 불량하게 되어 수형자 간에 질병이 퍼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관리인원이 부족하게 되어 수형자의 접견·운동을 제한하게 되거나 음식·의료 등 서비스가 부실해질 수 있으며, 수형자들의 처우불만이 제대로 해소되지 못하고 수형자 간 긴장과 갈등이 고조됨으로써 싸움·폭행·자살 등 교정사고가 빈발하게 될 수 있다. 또한 과밀수용은 수형자의 특성에 따른 개별화된 교정프로그램의 작동을 불가능하게 하고, 교정공무원들에게 과도한 직무를 부과하고 심리적 부담을 갖게 하여 직무수행능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과밀수용은 교정교화를 위한 적절한 환경과 조건을 갖추지 못함으로써 교정시설의 질서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교정역량을 저하시켜, 결국 교정의 최종 목적인 수형자의 재사회화를 저해하게 한다.
라. 이 사건 수용행위가 청구인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 것인지 여부
(1) 이 사건 수용행위의 법적 근거
(가) 형집행법상 ‘수용자’란 수형자·미결수용자·사형확정자 등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따라 교도소·구치소 및 그 지소, 즉 교정시설에 수용된 사람을 의미하고(현행법 제2조 제1호, 구법 제2조 제4호), 그 중 ‘수형자’란 징역형·금고형 또는 구류형의 선고를 받아 그 형이 확정되어 교정시설에 수용된 사람과 벌금 또는 과료를 완납하지 아니하여 노역장 유치명령을 받아 교정시설에 수용된 사람을 의미한다(현행법 제2조 제2호, 구법 제2조 제1호).
형집행법은 수용자의 수용에 관하여 “수용자는 독거수용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으면 혼거수용할 수 있다. 1. 독거실 부족 등 시설여건이 충분하지 아니한 때, 2. 수용자의 생명 또는 신체의 보호, 정서적 안정을 위하여 필요한 때, 3. 수형자의 교화 또는 건전한 사회복귀를 위하여 필요한 때”라고 규정하고 있고(제14조), 남성과 여성은 분리하여 수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제13조 제1항), 수형자와 미결수용자, 19세 이상의 수형자와 19세 미만의 수형자를 같은 교정시설에 수용하는 경우에는 서로 분리하여 수용하도록 하고(제13조 제2항), 소장이 수용자의 거실을 지정하는 경우에는 죄명·형기·죄질·성격·범죄전력·나이·경력 및 수용생활 태도, 그 밖에 수용자의 개인적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15조).
그리고 형집행법 시행령은 혼거수용 인원은 원칙적으로 3명 이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제8조 본문), 원칙적으로 노역장 유치명령을 받은 수형자와 징역형·금고형 또는 구류형을 선고받아 형이 확정된 수형자를 혼거수용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9조 본문).
한편, 법무부 예규인 ‘수용구분 및 이송·기록 등에 관한 지침’(2011. 4. 11. 법무부 예규 제979호로 개정된 것)에 의하면 ○○구치소의 수용정원은 2,200명이고(제82조 제3항 및 별지 제13호), ○○구치소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심 피의자 및 피고인,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심 판결에 불복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 또는 서울고등법원에 항소를 제기한 피고인, 서울 동부·북부지방법원, 의정부지방법원 본원 및 관할지원 제1심 판결에 불복하여 서울고등법원에 항소를 제기한 피고인, 원심이 서울중앙·동부·북부지방법원으로 각 법원 합의부 제2심 또는 서울고등법원 판결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한 피고인 등을 수용한다(제84조).
(나) 청구인은 벌금 70만 원의 형이 확정되었으나 벌금의 납부를 거부하고 노역장 유치명령을 받은 사람으로 형집행법상 수형자에 해당하는 성인 남성인바, ○○구치소장은 위와 같은 규정들에 근거하고 당시 ○○구치소의 수용현황을 고려하여 청구인을 2012. 12. 8. 16:00경부터 2012. 12. 18. 13:00경까지 미결수용자나 여성수용자와 분리하여 노역장 유치명령을 받은 수형자만으로 이루어진 이 사건 방실에 수용하였다.
(2) 인정되는 사실
(가) 법무부에 의하면, 청구인이 이 사건 방실에 수용되었던 2012. 12. 8.부터 2012. 12. 18.까지의 기간 동안 ○○구치소에 실제로 수용된 총 인원은 다음 표와 같이 적게는 2,957명부터 많게는 3,019명으로, 수용정원 대비 실제 수용인원의 비율이 134% 내지 137%에 이르렀다.
날짜 |
수용인원(명) |
날짜 |
수용인원(명) |
2012. 12. 8. |
2,972 |
2012. 12. 14. |
2,986 |
2012. 12. 9. |
2,971 |
2012. 12. 15. |
2,985 |
2012. 12. 10. |
2,957 |
2012. 12. 16. |
2,984 |
2012. 12. 11. |
2,961 |
2012. 12. 17. |
3,019 |
2012. 12. 12. |
2,968 |
2012. 12. 18. |
3,017 |
2012. 12. 13. |
2,981 |
|
(나) 한편, [별지2] 평면도를 토대로 이 사건 방실의 면적을 계산하여 보면, ① 건축물의 벽, 기둥 등의 중심선을 기준으로 한 수평투영면적은 가로 3.20m, 세로 2.80m, 합계 8.96㎡이고, ② 벽, 기둥 밖의 실제 내부를 기준으로 한 면적은 가로 2.96m, 세로 2.46m, 합계 7.28㎡이다. ③ 여기에 관물함과 개수대의 면적(0.9㎡)을 제외하여 수형자들이 실제 개인적으로 숙식 등 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은 6.38㎡이다.
그리고 피청구인에 의하면, 청구인이 이 사건 방실에 수용되었던 2012. 12. 8.부터 2012. 12. 18.까지의 기간 동안 시간별로 이 사건 방실에 실제로 수용된 인원은, 12. 8. 16:00부터 12. 9. 16:00까지(24시간, 1일)는 4인, 12. 9. 16:00부터 12. 11. 21:00까지 및 12. 14. 13:00부터 12. 18. 13:00까지(149시간, 6일 5시간)는 5인, 12. 11. 21:00부터 12. 14. 13:00까지(64시간, 2일 16시간)는 6인이었다.
따라서 청구인이 이 사건 방실에 수용되었던 기간 동안 이 사건 방실의 실제 수용인원의 변동에 따른 1인당 수용면적은 다음 표와 같다.
수용기간 |
수용 인원 |
1인당 수용면적 |
||
수평투영 면적 |
내부 치수 |
개인사용 가능면적 |
||
2012. 12. 8. 16:00 ~ 12. 9. 16:00 |
4명 |
2.24㎡ |
1.82㎡ |
1.59㎡ |
2012. 12. 9. 16:00 ~ 12. 11. 21:00 |
5명 |
1.79㎡ |
1.45㎡ |
1.27㎡ |
2012. 12. 11. 21:00 ~ 12. 14. 13:00 |
6명 |
1.49㎡ |
1.21㎡ |
1.06㎡ |
2012. 12. 14. 13:00 ~ 12. 18. 13:00 |
5명 |
1.79㎡ |
1.45㎡ |
1.27㎡ |
(3)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구치소의 수용정원은 2,200명이나, ‘수용구분 및 이송·기록 등에 관한 지침’에 규정된 수용구분에 따라 다른 교정시설에 비하여 수용하여야 할 대상이 상대적으로 많아 그 수용인원이 매우 과밀한 편이다. 더욱이 ○○구치소에 수용된 인원의 상당수가 재판이 계속 중이어서 다른 교정시설로의 이송이 쉽지 않은 미결수용자에 해당하는 점, 관련 규정에 따라 수형자는 미결수용자와, 남성수용자는 여성수용자와 각각 분리수용되어야 하고, 원칙적으로 노역장 유치명령을 받은 수형자와 징역형·금고형 또는 구류형을 선고받아 형이 확정된 수형자를 혼거수용해서는 아니 되는 점 등이 각 방실의 수용인원을 과밀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다만, 교정시설의 수용인원은 사회적 상황, 범죄의 증감 등에 따라 변화하므로 미리 예측하기 어렵고 국가가 임의로 수용자 수를 일정한 수준 이하로 제한할 수 없으며, 교정시설의 입장에서 기존의 수용자들의 충분한 생활공간을 확보하기 위하여 추가로 입소하는 수용자들의 수용을 거부할 수도 없다. 또한, 한정된 국가예산 중 교정시설의 설치·운영을 위한 예산확보가 쉽지 않고, 님비(NIMBY) 현상으로 인하여 부지선정에도 어려움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증감하는 수용인원에 따라 그때그때 교정시설을 신축하는 등 탄력적으로 대처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수형자가 인간 생존의 기본조건이 박탈된 교정시설에 수용되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당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1인당 수용면적뿐만 아니라 수형자 수와 수용거실 현황 등 수용시설 전반의 운영 실태와 수형자들의 생활여건, 수용기간, 접견 및 운동 기타 편의제공 여부, 수용에 소요되는 비용, 국가 예산의 문제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교정시설 내에 수형자가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교정의 최종 목적인 재사회화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므로, 교정시설의 1인당 수용면적이 수형자의 인간으로서의 기본 욕구에 따른 생활조차 어렵게 할 만큼 지나치게 협소하다면, 이는 그 자체로 국가형벌권 행사의 한계를 넘어 수형자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성인 남성인 청구인은 6인이 수용되었던 2일 16시간 동안 1인당 수평투영면적 1.49㎡(내부치수 1.21㎡), 실제 개인사용가능면적 1.06㎡인 이 사건 방실에서 생활하였고, 5인이 수용되었던 6일 5시간 동안 1인당 수평투영면적 1.79㎡(내부치수 1.45㎡), 실제 개인사용가능면적 1.27㎡인 이 사건 방실에 수용되었는데, 위와 같은 1인당 수용면적은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평균 신장인 174cm(2010년 국가기술표준원 실시 제6차 한국인 인체치수 조사 결과) 전후의 키를 가진 사람이 팔을 마음껏 펴기도 어렵고 어느 쪽으로 발을 뻗더라도 발을 다 뻗지 못하며, 다른 수형자들과 부딪치지 않기 위하여 모로 누워 칼잠을 자야할 정도로 매우 협소한 것이다.
그렇다면 청구인이 이 사건 방실에 수용된 기간이 비교적 단기이고, 청구인이 접견 및 운동을 위하여 총 10시간을 이 사건 방실 밖에서 보낸 점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보더라도, 청구인은 인간으로서의 기본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공간조차 확보되지 못한 이 사건 방실에서 신체적·정신적 건강이 악화되거나 인격체로서의 기본 활동에 필요한 조건을 박탈당하는 등 극심한 고통을 경험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청구인이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과밀한 공간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수용행위는 청구인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6. 결 론
이 사건 수용행위는 청구인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므로 취소하여야 하나, 이 사건 수용행위가 이미 종료되었으므로 동일 또는 유사한 기본권 침해의 반복을 방지하기 위하여 선언적 의미에서 그에 대한 위헌확인을 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박한철, 재판관 김이수, 재판관 안창호, 재판관 조용호의 보충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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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아무리 수형자라 할지라도 그들이 생활하는 교정시설 내 거실이 인간으로서 생활할 수 없을 정도로 지나치게 협소하다면 그것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한 것이므로 기본권을 침해한 행위로 위헌임을 나타낸 다는 판례입니다.
이 판례를 접하면서 느끼는 감정은 교정시설에서 수형자를 받고 싶지 않으면 받지 않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검찰, 법원의 재판 또는 수사 등으로 인해서 구속되는 것을 애시당초 하지 말아야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을 교정시설에서 마치 조정할 수 있는 것처럼 위헌 판결을 내린다면 이런 문제는 해결 될 수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교정시설에 구치되는 것은 교정시설의 자의가 아닌 법원에서 발부한 구속영장, 재판서 등에 의해 구속되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과연 이걸 교정시설의 문제라고 할수 있는지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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